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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CREDIA Special] 양인모 & 김다솔 듀오 리사이틀 조회수 795
작성자 클럽발코니 작성일 2023-02-09 18:40:47






[CREDIA Special] 양인모·김다솔 듀오 리사이틀
Club BALCONY 매거진 107호 (2023년 1~3월호) 中

글/이지영 클럽발코니 편집장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와 피아니스트 김다솔이 듀오 리사이틀을 갖는다.
음악가로서 자신만의 영역을 확고히 하며 좋은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는 두 사람은
오는 3월부터 베베른, 브람스, 푸러, 베토벤 작품을 통해 진지하면서도 깊이를 다진 음악 세계를 펼쳐 보인다.
2022 시벨리우스 콩쿠르 우승 이후 세계 무대에서의 위상이 한 단계 높아진 양인모와
베토벤 해석가로서 신뢰를 다져가고 있는 김다솔의 행보에 동참해보자.


 


©Emma Wernig


 

지난 2022년, 악기를 불문하고 각 분야 최고의 기량을 뽐낸 한국인 아티스트 뉴스가 연일 우리를 설레게 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음악가들의 행보와 화제성은 반 클라이번 우승자인 피아니스트 임윤찬,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인 첼리스트 최하영, ARD 콩쿠르 우승자인 플루티스트 김유빈을 비롯해 화려한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던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의 시벨리우스 콩쿠르 우승 소식으로 또 한 번의 정점을 찍었다. 특히 ‘신인’을 발굴하기 위한 목적으로서의 콩쿠르가 아닌, ‘더 많은 연주 기회’를 얻기 위해 참가한 양인모의 콩쿠르 도전기는 음악적으로 세계 무대를 장악할 만한 경쟁력을 갖췄음에도 자신을 알리기 위한 기회가 얼마나 부족한지 보여주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양인모는 잘 알려졌다시피 2015년 3월,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열린 제54회 프레미오 파가니니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가 9년 만에 배출한 우승자다. 당시 심사위원장 파비오 루이지는 양인모에 대해 “직관적 능력이 뛰어난 음악가이다. 그의 파가니니는 매혹적이며 품위 있다”고 평했고, 양인모는 우승과 함께 최연소 결선 진출자상, 현대 작품 최고 연주상, 청중상 등 각종 특별상까지 휩쓸었다. 양인모가 파가니니가 생전에 사용한 악기 과르네리 ‘일 캐노네’를 부상으로 제공받아 리사이틀을 하게 되었던 일화는 유명하다. 파가니니의 재림이라는 찬사와 더불어 양인모의 이름을 빗댄 ‘인모니니’라는 별명까지 얻게 됐다.

2021년 도이치 그라모폰(DG) 레이블로 발매한 음반 <현의 유전학>은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활’과 ‘현’이라는 도구가 시대에 따라 어떤 식으로 음악적인 변화와 캐릭터를 갖게 됐는지를 알려주며, 작품의 나열과 해석을 통해 양인모가 음악을 바라보는 넓고 진지하고 흥미로운 시각을 보여줬는데, 여느 바이올린 연주자들과는 다른 그만의 개성 넘치는 행보가 음악 애호가들에게 충분히 즐거움을 줬다.

그리고 2022년 시벨리우스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하면서 부상으로 새로운 악기인 토리노의 G. B. 과다니니를 J&A 베어 재단과 베어 국제 바이올린 협회의 후원으로 받게 됐고, 연주자로서도 큰 도약을 하게 됐다. 지난 12월부터 2023년까지 이어지는 일정을 살펴보자. 12월 8일 헬싱키 뮤직 센터에서는 얀 쇠데르블롬이 지휘하는 헬싱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했다. 헬싱키 필하모닉은 1904년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작곡가 본인의 지휘로 초연한 단체다. 이날 무대는 서울시향 상임지휘자이자 이날의 공연을 처음부터 주도해왔던 오스모 벤스케가 지휘할 예정이었지만 부상으로 무대에 서진 못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시벨리우스 협주곡을 수백 회 연주하면서 이 작품에 대한 자긍심이 남달랐을 오케스트라와 지휘자는, 시벨리우스 콩쿠르 우승자 자격으로 초대받아 연주한 양인모의 연주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협연 무대에 이어 시벨리우스 협회가 주최한 양인모의 리사이틀에도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의 기립 박수와 호평이 이어졌다. 슈베르트 소나타 D.574, 시벨리우스 소품과 비에냡스키의 작품으로 구성한 프로그램은 양인모를 바라보는 핀란드 애호가와 평단의 마음을 설레게 했는데, 특히 시벨리우스 콩쿠르 이후 ‘멘토’로서 양인모의 많은 부분에 지지와 응원, 격려와 가르침을 아끼지 않는 지휘자 사카리 오라모와의 인연과 이어지는 활동이 흥미롭다.  

 

 

Q. 시벨리우스 콩쿠르 우승 이후 매우 의미 있는 연주 기회가 늘어난 것 같습니다. 특히 사카리 오라모를 비롯해 핀란드 음악계에서 양인모의 음악 세계에 대한 지지와 응원, 기대감이 무척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
- 이 콩쿠르의 가장 고마운 혜택 중 하나는 멘토링 프로그램이에요. 콩쿠르의 우승이라는 타이틀보다 현실적으로 더 중요한 것은 연주 기회도 있지만, 음악계에서 나를 믿고 이끌어줄 수 있는 멘토를 만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시벨리우스 콩쿠르의 가치는 콩쿠르 결과로 누군가를 주목하게 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제 그 음악가가 성장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돕는 일에 지속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에요. 콩쿠르 결과가 연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훨씬 많거든요.

Q. 2023년 연주 일정 중 런던과 스페인에서의 협연 일정이 눈에 띕니다. 사카리 오라모가 이끄는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 투어의 협연자로서 무대에 서네요.
- 지휘자가 젊은 연주자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일이 점점 드물어지는 상황에서, 제게 직접 연락해 연주를 제의해주시는 일 역시 굉장히 드문 케이스라 정말 감사하죠. 콩쿠르 우승 이후 시벨리우스가 처음 썼던 또 다른 버전의 바이올린 협주곡 악보도 선물해주셨고, 커리어 조언도 해주셔서 여러 면에서 저의 멘토가 되어주고 계세요.

Q. 두 분의 만남이 한국이 아니라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런던, 스페인 투어에서 이뤄진다는 사실도 멋집니다. 언제, 어디에서 어떤 작품을 연주하게 되나요?
- 4월 12일 런던 바비칸 센터에서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하고, 4월 21일부터 25일까지 같은 프로그램으로 스페인 투어를 함께하게 됩니다. 사카리 오라모는 시벨리우스 콩쿠르 심사위원장이기도 했는데, 연주 기회를 부상으로 주는 콩쿠르도 거의 없어서 이런 관계가 훨씬 더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Q. 시벨리우스 콩쿠르 이후 우승 부상으로 새로운 악기인 토리노의 G. B. 과다니니 바이올린을 사용하게 됐죠. 이전 악기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새로운 악기와 많이 친숙해졌는지 궁금합니다.
- 많이 익숙해졌어요. 이 악기만의 음색과 반응하는 속도, 스타일에 대해 더 알게 되어서 연주할 때마다 아주 즐거워요. 무엇보다도 많이 의지가 되는 부분은, 연주 여행을 다닐 때마다 습도와 온도 차이가 큰데 이 악기는 그런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거든요. 전에 쓰던 스트라디바리우스는 환경에 따른 적응 문제가 좀 심각했어요. 습도와 온도에 따라 소리가 많이 달라져서 줄도 자주 교체해야 됐는데, 이 악기는 훨씬 안정적이라서 그 점이 가장 맘에 들어요.

Q. 이 악기만의 특징을 생각할 때, 음악적으로 도전해볼 수 있는 영역이 확대되었을까 궁금합니다. 톤이나 볼륨, 예민하지 않기 때문에 좀 더 자신 있게 해볼 수 있는 지점이 있을까요?
- 몸통 중앙에 있는 에스홀이라고 하는 홀의 넓이가 전 악기보다 더 커요. 아마 과르네리도 이런 특징이 있을 거예요. 이런 경우, 저음이 더 풍부하게 나오고 활에 압력을 많이 가해도 소리가 찢어지지 않거든요. 연주자가 힘 에너지를 훨씬 더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어요.

Q. 혹시 음량이나 드라마틱한 표현의 폭도 넓어질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앞으로 연주할 레퍼토리의 영역도 이전과는 달라질 수 있을 텐데요.
- 그렇죠. 특히 큰 홀이나 큰 볼륨이 필요한 곡들, 낭만주의 협주곡을 연주할 때 연주자가 불필요한 힘을 가하지 않고도 풍부한 소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인 것 같아요. 바이올린이라는 악기는 생각보다 작기 때문에 충분한 볼륨을 내기 위해서 힘을 많이 써야 되는 경우가 있어요. 악기마다 표현이 잘 되는 음역대와 그렇지 않은 곳이 있기 때문에, 만약에 특정 부분의 소리가 좀 약하다 싶으면 가장 낮은 현을 그을 때 팔꿈치를 더 올린다든가, 반대로 힘을 더 준다든가 하면서 힘을 조절해야 하거든요. 지금 악기로는 힘 조절 면에서도 훨씬 유리해졌기 때문에 진짜 좋고, 그렇다고 예민한 표현력이 부족한 것도 아니라서, 제가 표현하고 싶은 스타일과 음량과 톤을 생각하되 악기만의 능력치를 최대한 잘 살려내면 좋겠죠. 이제는 각 현마다의 공명에도 더 익숙해졌고, 무엇보다도 악기를 받은 후 시벨리우스 협주곡을 많이 해서 그런지 그 작품과 색깔이 더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전 악기에 무리가 있었다는 건 아니지만, 레퍼토리를 선택할 때에도 기대해볼 수 있겠다 싶어요.


연주할 악기의 변화와 함께 시벨리우스 콩쿠르를 통해 주어진 많은 기회가 현재 양인모의 커리어를 확장시키고 있다. 협주곡 레퍼토리만 해도 다채롭다. 사카리 오라모가 이끄는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4월 12일부터 25일까지 런던과 스페인에서 베토벤 협주곡을 수차례 협연한다. 특별히 이번 투어를 위해 카덴차를 쓰고 있는데, 이 카덴차는 BBC 심포니 투어에서도, 루몬 감바(Rumon Gamba) 지휘의 오울루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갖는 5월 3일, 5일 연주에서도 선보이게 된다. 시벨리우스 협주곡은 10월 22일에는 로저 이플(Roger Epple)이 지휘하는 뉘른베르크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10월 25일과 28일에는 로베르토 곤잘레스 몬하스(Roberto Gonzales-Monjas)가 지휘하는 홍콩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홍콩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각각 연주한다. 파가니니 협주곡은 1월 28일 노리치카 이모리(Norichika Iimori)가 이끄는 도쿄 뉴시티 오케스트라와 공연하고, 드보르자크 협주곡은 1월 17일 홍석원과 함께 광주시향과 협연한 후, 6월 7일 난탈리 뮤직 페스티벌에서도 선보인다. 버르토크 협주곡 1번은 3월 22~23일 성시연이 이끄는 경기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와 처음 협연하게 된다.



양인모만의 음악 세계를 보여줄 리사이틀 프로그램

이 즈음에 준비한 리사이틀은 또 다른 면에서의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를 보여준다. 피아니스트 김다솔과 함께 마련한 듀오 리사이틀은 3월 29일 부산문화회관, 4월 1일 인천 아트센터, 4월 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4월 8일 대전 예술의전당에서 총 4회가 예정되어 있다. 자신감을 갖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선보이게 될 자리에서 양인모는 안톤 베베른의 바이올린과 클라비어를 위한 네 개의 작품과 브람스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제1번 ‘비의 노래’ Op. 78 G장조, 베아트 푸러의 바이올린과 클라비어를 위한 가곡과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7번 c단조 Op. 30-2를 연주한다. 오스트리아 빈을 중심으로 한 작곡가들의 진지한 음악 세계를 밀도 있게 펼쳐 보일 예정이다. 2년 만에 선보이는, 다소 무겁고 어둡지만 내면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여기에 음악적 동료로서 베토벤 작품 연구에 오랜 시간 공들여온 피아니스트 김다솔과의 만남은 더욱 큰 힘을 부여한다.

Q. 리사이틀에 앞서 두 사람이 베를린에서 베토벤과 브람스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무대를 가졌다고요. 합주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 브람스 해석 중 가장 설득력 있는 무대였다고 생각해요. 언젠가 리사이틀을 다시 갖게 된다면 이전 모습과 다르게, 좀 더 진지하고 깊이 있는 작품들을 소개하고 싶었어요. 지금까지 독일에서 공부하고 많이 고민했던 작품들을 잘 이해하고 같이 고민해온 연주자와 하고 싶었죠. 특히 베토벤 해석은 다솔 형의 의견에 많이 귀를 기울이고 있어요.

Q. 어떤 점에서, 왜 귀를 기울인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 저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베토벤에 집중했던 연주자였고, 그래서 지금은 형의 스타일을 따라가려는 것 같아요. 모방이 아니라 피아니스트로서 바라본 베토벤 작품의 관점에 녹아들어가보고 싶은 거죠. 그러면서 계속 질문하고 같이 답을 찾아가고요. 특히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7번은 다른 소나타에 비해 피아노 비중이 꽤 높고 대곡다운 느낌이 있어요. 서로 처음 연주해보는 곡이지만, 각자의 의견을 나누고 기세를 올리면서 새로운 에너지를 쌓아가는 느낌이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Kumho Cultural Foundation



뛰어난 베토벤 해석가, 피아니스트 김다솔과

함께 연주하게 될 피아니스트 김다솔은 만 16세에 일본 나고야 국제 콩쿠르 우승,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준우승 및 오케스트라 특별상을 수상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뮌헨 ARD 콩쿠르, 프랑스 에피날 국제 콩쿠르, 그리고 지난 10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베토벤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공동 2위에 올랐던 인물이다.

김다솔의 이력에서 특별히 주목하게 되는 점은 그가 권위 있는 빈 베토벤 콩쿠르에 입상한 기록과 2017년부터 베토벤 소나타 전곡 연주를 5년에 걸쳐 완주한 바 있다는 점이다. 양인모와 함께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다솔은 수년 전 양인모와 함께 연주를 해본 후 이상적인 해석의 합이 있다 생각해 본격적으로 두 사람만의 무대를 기획하게 됐다. 최근 베를린에서 있었던 두 사람의 리사이틀에 대해 김다솔은 ‘서로의 합이 좋았다’고 말했다.


Q. 브람스와 베토벤, 베베른과 푸러, 모두 독일과 빈을 중심으로 활동한 작곡가들입니다. 먼저, 1부와 2부의 시작을 열어주는 빈 태생의 작곡가 베베른과 푸러의 음악이 궁금합니다.
- 둘 다 미니어처 같은 작품입니다. 베베른은 짧은 곡이지만 스타카토의 음 길이부터 굉장히 세밀한 부분까지 작곡가가 악보에 자세하게 적어놓은, 연주자로서 도전 의식을 갖게 하는 작품이에요. 마치 현미경으로 악보를 들여다보듯이 한 마디에도 디테일을 가득 담아내 어느 것도 놓치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는데 전체 프로그램의 문을 여는 작품으로 적합하다 생각했어요.
푸러는 현존하는 작곡가이지만 들었을 때 낯설지 않을 거예요. 어쩌면 무겁고 중심적인 성격의 두 작곡가 사이에서 아르보 패르트의 음악처럼 머리와 가슴을 한 번 비워내는 역할을 할지도 모르죠. 이 작곡가의 음악이 좀 더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베토벤과 브람스 사이에 음악적인 교두보 역할을 잘해준다 생각해서 넣었는데, 특히 물 하나 섞지 않은 순도 높은 맑음을 경험해보는 것도 좋은 흐름이라 생각해요.

Q. 서로의 만남 중 어떤 점에서 ‘합이 좋다’고 느꼈을까요.
- 지금까지 베토벤과 슈베르트 작품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왔는데, 인모와 만나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게 됐거든요. 아이디어도 나누는데, 한국에서 독일 작품 연주를 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고 하더라고요. 인모도 독일에서 살게 된 지 꽤 됐고, 독일 작품을 중심으로 연주해보고 싶다 해서 같이 준비하게 됐죠.

Q. 베토벤 피아노 작품에 할애해온 시간이 꽤 쌓였습니다. 피아노 작품을 통해 바라본 베토벤과 리사이틀을 준비하면서 바이올린 작품으로 바라보게 된 베토벤 사이에는 어떤 다른 점이 있을까요?
- 베토벤은 피아노 소나타도 아름답고 훌륭한 곡을 많이 썼지만, 바이올린 소나타 7번을 보고 놀랐어요. 피아노 작품에서는 볼 수 없는 형태의 또 다른 아름다운 멜로디가 있었거든요. 피아노 소나타에는 자주 없는 형태라서 신기했어요. 베토벤이 바이올린이라는 악기의 매력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봤는지 알 수 있는 지점도 있죠. 바이올린이 먼저 연주하는 멜로디를 피아노가 따라가면서 주고받는데, 피아노로 표현해도 좋겠지만 바이올린으로 표현했을 때에만 더 매력적인 구간도 존재해요.

Q. 결국 바이올린과 함께해야만 완성될 수 있는 특유의 아름다움이 있는 거군요.
- 그런 셈이에요. 또 놀라웠던 부분은, 피아노 작품으로만 만났을 때의 베토벤은 진지하기만 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바이올린 작품 속에서는 굉장히 유머러스하더라고요. 소나타 7번은 베토벤 중기에 해당하는 작품인데, 그 즈음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는 무척 화려하게 쓰였던 것 같아요. 모든 열정도 다 쏟고, 감성적이고, 화가 난 사람처럼 분노도 보이고. 그런데 같은 시대에 만든 작품인데도 바이올린 소나타는 아름다우면서도 특유의 유머가 보여요. 신기하죠.

Q. 브람스는 또 어떤 면에서 달랐을까 궁금합니다. 이 곡은 가곡에서 온 멜로디도 있어서 음악 안에 이야기가 많이 담겼을 것 같은데요.
- 브람스 소나타 1번 ‘비의 노래’는 대단히 아름다운 곡이죠. 슈만과 클라라, 그들의 마지막 자녀인 펠릭스까지 이 작품의 탄생 배경에 등장합니다. 슈만이 죽고 난 후, 브람스가 클라라를 위로하기 위해 이 멜로디를 썼다고 해요. 장송 행진곡처럼 단조의 무드가 있다가 다시 아름다운 멜로디가 위로를 하고, 감동적이지만 슬픈 애가처럼 그걸 바이올린의 목소리로 담아낸 것이 이 작품을 더 돋보이게 하는 것 같아요.



김다솔은 거대한 뉴스를 몰고 다니며 세인들의 관심 속에 있는 피아니스트라기보다는 음악가들이 사랑하는 음악가다. 평창대관령음악제와 같은 국내 실내악 무대에서도 볼 수 있지만 핀란드 쿠흐모 실내악 페스티벌, 독일 키싱엔 여름 음악제, 스위스 무직도르프 에르넨 페스티벌 등 유수의 페스티벌에 매년 초청받으며 다비드 게링가스, 고티에 카퓌송, 스베틀린 루세브, 지안 왕 등 세계적인 음악가들과 함께 실내악 무대를 갖고 있다.

2013년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로 선정되었던 피아니스트 김다솔은 2015년 DG 레이블을 통해 데뷔 앨범인 <슈만>을 발매했다. 올해에는 아파르테 레이블을 통해 슈베르트의 후기 소나타와 네 개의 전주곡을 담은 <슈베르트> 앨범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스위스 무직도르프 에르넨 페스티벌에서 그가 연주하는 슈베르트의 마지막 소나타를 들은 한 애호가가 찾아와 앨범 제작을 제안하면서 세상의 빛을 보게 된 앨범이다. 김다솔은 이 프로그램으로 오는 10월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리사이틀을 갖는다.

슈만, 슈베르트, 베토벤, 브람스 등 독일 작품에 대한 그의 애정과 시간이 3월과 4월, 양인모와 함께할 듀오 리사이틀에서 깊어진 음악으로 표현되기를 기대한다.

 



양인모&김다솔 듀오 리사이틀
 


이들의 비범한 음악적 고찰

바로 지금,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두 연주자의
놀랍도록 깊은 음악 세계를 엿볼 수 있는 무대.
베버른, 푸러, 브람스 그리고 베토벤까지 시대를 아우르는 음악가들의 작품을
모두 만날 수 있는 독보적인 무대를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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