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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SEASON'S HIGHLIGHT] 2020년 10~12월 주요 공연 조회수 1722
작성자 클럽발코니 작성일 2020-10-28 18:05:18
[SEASON'S HIGHLIGHT] 2020년 10~12월 주요 공연
Club BALCONY 매거진 98호 (2020년 10~12월호) 中
글/유윤종 동아일보 문화 전문 기자
 
소풍도 도시락을 쌀 때가 가장 즐겁다. 인생의 가장 큰 즐거움은 기대와 계획에 있는 걸지도 모른다. 실제 소풍을 가서는 비바람도 만나기 마련이다. 미리 감정적 백신을 맞아놓자면, 아래 공연들은 출연자가 적을수록, 민간 공연장일수록 성사 가능성이 높다. 프로그램이나 출연자가 바뀔 수도 있다. 3월부터 경험해온 일이다. 소망을 안고 기다릴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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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_ 기다렸던 연주자들, 그들이 새롭게 꺼내든 레퍼토리

‘건반 위의 구도자’ 백건우의 2020년 순례지는 슈만이다. 10월 9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백건우와 슈만’이라는 제목으로 그의 슈만을 펼쳐 보인다. 작품 번호 1인 ‘아베크 변주곡’부터 사후 출판된 ‘유령 변주곡’까지 일곱 곡을 프로그램에 올렸다.
‘마르타 아르헤리치의 선택’ 임동혁은 2년마다 주목할 만한 리사이틀을 펼쳐왔다. 11월 6일 롯데콘서트홀에서 펼쳐지는 그의 무대는 ‘베토벤에게’다. 소나타 14번 ‘월광’, 23번 ‘열정’, 30번 등을 마련했다.
올해는 쇼팽 서거 170주기. 동양의 주목받는 젊은 피아니스트 세 사람이 ‘오마주 투 쇼팽’ 공연을 11월 9일 롯데콘서트홀에서 펼친다. 신창용, 에릭 루, 케이트 리우가 전주곡, 마주르카, 스케르초, 왈츠 등 다양한 형태로 펼쳐지는 쇼팽의 면모를 조감한다. 2017년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우승자이자 2018년 지나 바카우어 콩쿠르 우승자인 신창용은 11월 25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2017년 리스트 콩쿠르 우승자인 알렉산더 울만과 함께 ‘쇼팽 vs 리스트’ 무대도 연다.
2019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자이자 바이올리니스트 장자크 칸토로프의 아들인 알렉상드르 칸토로프가 11월 14일 롯데콘서트홀 무대를 찾아온다. 브람스 발라드 4곡, 소나타 3번 등을 연주한다.
‘북구의 사색가’ 레이프 오베 안스네스는 12월 1일 롯데콘서트홀 무대에 설 예정이다. 베토벤 소나타 8번 ‘비창’, 슈만 ‘카니발’ 등을 연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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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스마 넘치는 무대 매너와 예상을 뛰어넘는 의상 때문에, 가까운 나라에서 성장한 때문에 객관적 평가를 받지 못해온, 에너지 넘치는 피아니스트 두 사람이 잇따라 서울에서 독주 무대를 가질 예정이다. 유자 왕의 무대가 12월 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펼쳐진다. 열흘 뒤인 12월 3일에는 랑랑이 같은 장소에 선다. 최근 DG에서 앨범을 발매해 호평을 받은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전곡을 들고 온다.
금호아트홀 연세의 ‘아름다운 목요일’ 시리즈 10월의 인물은 2019 윤이상 국제 콩쿠르 역대 최연소(당시 15세) 우승자인 임윤찬이다. 10월 29일, 베토벤 소나타 13번 ‘환상곡풍’, 14번 ‘월광’, 리스트 <순례의 해> 2년 ‘이탈리아’를 연주한다.
11월 11일에는 ‘모든 건반 악기의 명장’ 로버트 레빈이 ‘올 바흐 프로그램’을 들려준다. 이탈리아 협주곡과 프랑스 서곡,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듣는 무게감 큰 저녁이다.
올해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2곡 전곡 연주를 마치고 전곡 음반도 발매한 손민수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도 11월 26일 ‘아름다운 목요일’에 출연한다. 메인 프로그램으로 베토벤 디아벨리 변주곡을 선보인다.
그가 9월에 연기했던 베토벤 후기 소나타 3곡의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도 12월 21일에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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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악, 실내악_ 서로 다른 악기가 하나의 음악으로 완성되는 매력이란

10월에 봄(spring)은 없어도 샘물(spring) 같은 선율은 만끽할 수 있다.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가 10월 10일, 11일, 16일에 서울 여의도 영산아트홀에서 마련된다. 하이든에서 도흐나니까지, 3중주에서 6중주까지, 다양한 목관악기까지 포함한 실내악의 매력을 누리는 기회다.
10월에는 또 하나의 실내악 꾸러미가 찾아온다.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13~15일 열리는 ‘해피 버스데이 루트비히’다. ‘베토벤이 살아 있다면 어떤 생일 음악 파티를 펼쳤을까?’라는 첼리스트 양성원의 상상에서 출발했다. 베토벤 및 그와 알고 지낸 작곡가들의 실내악, 독주곡, 관현악 편곡판 등을 연주한다.
국내 실내악 팬덤 중흥을 이끌어온 노부스 콰르텟은 10월 16일~17일 멘델스존 현악 4중주 6곡 전곡 연주라는 진지한 도전을 수행한다. 세종체임버홀에서 이들을 만날 수 있다.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기타리스트 박규희는 10월 17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데뷔 10주년 기념 콘서트를 연다. 알베니스와 피아졸라에서 말러 ‘아다지에토’ 편곡판까지 연주한다.
2회째인 ‘어텀 실내악 페스티벌’은 ‘1800년대로부터(From 1800s)’를 주제로 10월 20일 롯데콘서트홀, 23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린다. 10월 20일은 ‘라이프치히 음악신보’라는 부제로 1800년대 독일에서 활동한 베버, 브람스, 브루흐, 슈만의 음악이 펼쳐진다. 23일은 ‘영감(Inspiration)’을 부제로 서로 영감을 주고받았던 동유럽 작곡가 드보르자크, 수크, 리스트, 도흐나니의 작품을 준비한다.
바이올리니스트 이성주의 베토벤 시리즈 II 무대는 10월 27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린다. 피아니스트 아비람 라이케르트와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9번 ‘크로이처’를, 첼리스트 이강호가 가세해 3중주 ‘대공’을 연주한다.
서울대 교수로 자리를 잡은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는 피아니스트 이택기와 11월 27일 서울 예술의 전당 IBK챔버홀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주제로 무대를 연다. 존 코릴리아노의 소나타, 거슈윈 ‘랩소디 인 블루’ 편곡판 등을 프로그램에 올린다.
2019년 루체른 페스티벌에 데뷔하며 현악 4중주단의 신전에 오른 에스메 콰르텟은 11월 28일 롯데콘서트홀 ‘인 하우스 아티스트’ 시리즈 무대를 갖는다. 말하자면 상주(常住) 음악가다. 베토벤 라주모프스키 4중주 2번, 드보르자크 4중주 13번 등을 연주한다.
정경화와 김선욱,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3곡 전곡. 머릿속에 벌써 그림이 그려지는 조합이다. 12월 8일 롯데콘서트홀 무대에 오를 이벤트다. 정경화는 1997년 발매한 브람스 소나타 전곡 앨범으로 디아파종 황금상을 받았다.
금호아트홀 연세의 ‘아름다운 목요일’ 무대는 실내악과 현악에서도 황금빛 가을을 자랑한다. 11월 5일에는 김다미·김상진·김민지의 ‘트리오 킴’ 콘서트가, 11월 12일에는 서울시향 악장으로 친숙했던 스베틀린 루세브의 솔로 무대가 마련된다.
12월 3일은 첼리스트 이정란과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의 브람스 무대다. 12월 10일에는 올해 상주음악가 이지윤이 피아니스트 헨리 크레이머와 무대에 선다.
크리스마스이브인 12월 24일과 크리스마스인 25일은 금호아시아나솔로이스츠와 목관 5중주 바이츠 퀸텟의 무대다. 클라리네티스트 김한, 오보이스트 함경, 플루티스트 조성현의 이름을 들으면 이 퀸텟의 이름을 다시 암기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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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현악_ 대역병의 소용돌이 속에 관현악 무대가 살아 남기를

서울국제음악제는 실내악에서 합창 딸린 대편성 관현악곡까지 망라하는 제전이다. 올해는 ’위대한 작곡가들’을 주제로 5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10월 20일 서울 종로구 JCC아트센터에서 블레저 목관 앙상블과 피아니스트 문재원의 개막 콘서트를 가진 뒤 23일엔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아드리앙 페뤼송이 지휘하는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가 올해 서거한 펜데레츠키의 샤콘과 베토벤 교향곡 4번을 연주한다. 백주영이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한다.
29일에는 ‘베토벤, 불후의 작곡가’라는 제목으로 올 베토벤 실내악 무대를 마련한다. 30일은 베토벤의 ‘장엄 미사’를 윤호근 지휘 SIMF오케스트라와 국립합창단이 연주한다. 11월 1일 클로징 무대인 앙상블 오푸스의 ‘음악과 함께’가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펼쳐진다.

올해 남아 있는 교향악 콘서트는 국내 악단들의 독무대다. 늘 곁에 있어서 감사함을 느끼지 못했던 귀한 존재들을 재평가할 기회다.
국립예술단체로서 한 해를 힘들게 보낸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는 10월 1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한다. 에스토니아의 여성 지휘자 아누 탈리가 베토벤 교향곡 5번 등을 프로그램에 올린다.
10월 16일엔 서울시향이 부지휘자 윌슨 응의 정기공연 데뷔 무대를 연다. 코다이 ‘갈란타 무곡’과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번, 에스더 유가 협연하는 글라주노프 바이올린 협주곡을 무대에 올린다.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10월 2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서진 지휘로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 ‘비창’을 연주한다. 이정란이 협연하는 생상스 첼로 협주곡 1번 등도 들을 수 있다.
KBS교향악단은 관계가 한층 긴밀해진 얍 판 츠베덴 지휘로 10월 31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브람스 교향곡 3번과 4번을 연주한다. 계절에 들어맞는 선곡이다.
서울시향의 11월 첫무대는 11월 1일 ‘오스모 벤스케의 차이콥스키 5번’이다. 벤스케 음악감독이 지휘하고 신동훈의 ‘사냥꾼의 장례식’과 이지윤이 협연하는 드보르자크 바이올린 협주곡에 이날의 타이틀곡이 이어진다.
KBS교향악단의 11월 무대는 19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츠베덴과 선우예권의 브람스 무대다. 피아노 협주곡 1번과 교향곡 2번을 연주한다.
롯데콘서트홀은 에스메 콰르텟과 나란히 20/21 시즌 인하우스 아티스트로 선정한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 무대를 11월 26일 마련한다.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 협연으로 비발디 ‘사계’, 버르토크 ‘루마니아 춤곡’ 등을 준비한다.
‘지휘자 김선욱’을 만날 수 있는 무대도 12월 14일 롯데홀에서 펼쳐진다. KBS교향악단을 지휘해 베토벤 에그몬트 서곡과 브람스 교향곡 2번을 연주한다.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2번 무대도 마련된다. 편성이 크고 복잡해 ‘지휘-솔로 겸무’는 흔치 않은 곡이다.
연말을 장식하는 베토벤 9번 ‘합창’은 서울시향에선 12월 19일과 20일 롯데콘서트홀, 벤스케 지휘로 준비한다. KBS교향악단은 추억의 러시아 명장 드미트리 키타옌코가 지휘봉을 잡고 12월 24일과 26일에 콘서트를 갖는다. 손열음이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0번을 협연한다.
대역병의 소용돌이 속에 어려움이 많았던 랄프 고토니가 지휘하는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의 모차르트 교향곡 전곡 시리즈는 12월 20일과 22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이어진다. 20일엔 교향곡 38번 ‘프라하’ 등 4곡과 플루트 협주곡 2번, 22일엔 교향곡 41번 ‘주피터’ 등을 연주한다.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12월 22일 복잡했던 한 해의 무거운 마음을 날려버릴 송년음악회를 롯데콘서트홀 무대에 마련한다. 마시모 자네티 음악감독의 지휘로 베르디의 발레 음악과 요한 슈트라우스의 왈츠들을 무대에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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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악_ 무관중 오페라, 하지만 만날 수 있다니 다행이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장식하는, 베토벤의 유일한 오페라 <피델리오>가 국립오페라단의 과업으로 10월 23일과 24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무관중 영상 공연으로 결정되었지만 의미가 크다.
‘고귀한 목소리’ 테너 김세일과 피아니스트 마르쿠스 하둘라의 슈만 공연이 연기 끝에 10월 31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리더크라이스’ 작품 번호 24와 ‘시인의 사랑’ 등을 준비한다.
최근 도이치 그라모폰과 전속 계약을 맺은 소프라노 박혜상의 무대도 11월 20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5월 DG의 무관중 콘서트 ‘모멘트 뮤지컬’에서 세계인을 매료시켰던 주인공이다.
라벨라 오페라단은 베르디 초기의 거작 ‘에르나니’를 11월 28일과 29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다. 오페라로는 희귀하게 크라우드 펀딩으로 공연을 준비 중이다.
국립오페라단은 12월 10일~13일, 연말을 장식하는 푸치니 ‘라 보엠’을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다.
클럽발코니 (클럽발코니 매거진 98호 [2020년 10~12월호]) ©clubbalcony.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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